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직결되는 ‘돈이 되는 R&D’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며 혁신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을 넘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중소기업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의 방향 전환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딥테크 혁신기업인 엔도로보틱스에서 중소벤처 R&D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내년도 중소벤처 연구·개발(R&D) 예산을 2조 2000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대비 7000억 원 증액된 규모로,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이번 혁신방안의 핵심은 ‘돈이 되는 R&D’에 대한 집중 투자로, 중소기업의 경제적 성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 전환은 팁스(TIPS) 방식 R&D 확대 및 고도화에 1조 100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기존 창업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성장(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까지 기업의 성장 전주기를 아우르는 지원 체계로 확대된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스케일업 팁스 R&D의 신규 과제는 올해 152개에서 내년 300개로 두 배 늘어나며, 과제당 지원 규모도 기존 12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상향된다. 또한,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팁스 R&D가 신설되어 4년간 최대 60억 원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딥테크 등 첨단 전략 분야에서는 과제 기획 단계부터 전문가(PM) 중심의 밀착 지원과 함께, 기술 및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무빙타깃 방식을 도입하여 R&D 수행 과정을 혁신한다. 생태계 혁신을 위한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DCP)로는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4년간 최대 200억 원까지 지원한다.

더불어, 한국형 STTR 등 기술사업화 촉진 프로그램 신설에 2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대학·출연연 등의 공공기술을 중소기업의 사업화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로, 미국 STTR 제도를 벤치마킹한 민관공동 기술사업화 R&D다. 기술·시장성 검증 후 R&D 성과가 우수한 과제에 대해 투·융자, 수출, 마케팅 등 맞춤형 후속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는 3단계 지원 체계로 운영된다. 또한, 각 부처의 R&D 우수성과를 거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전담기관이 주치의처럼 맞춤형 프로그램을 처방하고 투·융자, 정책자금, 수출, 마케팅, 인증 등을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패키지 사업도 신설된다. 기술 및 R&D 프로젝트 중심으로 가치 평가 및 보증을 제공하는 R&D 사업화 보증도 3100억 원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분야별 전략적 R&D 지원도 강화된다. 지역 주력산업 육성에 969억 원, 중소기업의 AI 활용·확산에 450억 원, 바이오-AI 벤처와 제약기업 간 협업형 공동 R&D에 118억 원이 배정되며,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 R&D 지원체계 또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된다. 챗봇과 AI 모델을 도입하여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사업 안내 및 사업계획서 작성을 지원함으로써 행정 부담을 대폭 경감시킨다. 특히, 기존 최대 20종에 달하던 제출 서류는 신청 단계에서 최소화하고, 선정 이후 행정정보망 연계 등을 통해 사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기술혁신개발사업의 경우 제출 서류가 12종에서 4종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R&D 지원은 기업의 혁신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최고의 기업 정책이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R&D, 시장의 선택을 받는 기술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R&D 지원 정책을 대폭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번 중기부의 R&D 정책 개편은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시장 중심의 R&D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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