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확대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1기 신도시의 노후화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임기 내 6만 3000호 착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내년도 1기 신도시 정비 물량 한도를 기존 2만 6000호에서 7만 호로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주민제안 방식’을 새롭게 도입하며 사업 속도전에 나섰다. 이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재생과 주민 주도적 개발이라는 최근의 사회적 요구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5일 서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및 관계 지자체 협의체에서는 이러한 정부 정책의 실행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고양특례시, 성남시, 부천시, 안양시, 군포시 등 1기 신도시와 국토교통부, 경기도가 참여한 이번 회의는 지자체별 선도지구 사업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제안 방식으로 진행될 후속 사업의 선정 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선정된 15개 선도지구 구역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아래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7개 구역은 이미 정비계획(안)을 제출하여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 검토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8개 구역 중 5곳 역시 사업 방식 확정 후 계획(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속도는 과거 재개발·재건축이 정비구역 지정까지 통상 30개월이 소요되었던 것에 비하면 18개월 이상 빠른 것으로, 주택 공급 확대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정책의 핵심은 ‘주민제안 방식’의 도입이다. 9·7 공급대책에 따라 새롭게 도입되는 이 방식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정비 사업을 제안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민들은 먼저 주민대표단을 구성하고 예비 사업시행자를 선정하여 협약을 체결한 뒤, 정비계획(안)을 마련하여 지자체에 자문을 신청하게 된다. 지자체의 자문을 통해 계획(안)의 완성도를 높인 후, 주민들은 토지등소유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 구역 지정을 제안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는 기존 선도지구 사업과 비교했을 때 공모 절차가 생략되어 최소 6개월 이상의 사업 기간 단축을 기대할 수 있으며, 준비된 사업장의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부는 주민대표단 및 예비사업시행자 선정과 같은 패스트트랙 적용 대상을 후속 사업까지 확대하고, 법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법률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법 개정 전에도 지침 개정을 통해 이러한 절차의 신속한 추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은 주민들의 기대와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구역지정 물량 한도를 기존 2만 6000가구에서 약 7만 가구로 확대했다. 내년 구역지정 가능 물량 상한선은 고양 일산 2만 4800호, 성남 분당 1만 2000호, 부천 중동 2만 2200호, 안양 평촌 7200호, 군포 산본 3400호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대폭적인 물량 확대는 1기 신도시 주택 공급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제자리 재건축 문제, 교육환경 개선 재원 마련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정부와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자리 재건축 이슈에 대해서는 상담 및 자문 제공, 통합재건축 관리처분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며, 학교 관련 이슈는 국토부-지자체-교육청 협의체 정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주 대책 측면에서는 성남 분당을 제외한 4개 지자체가 이주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었다. 분당의 경우 관리처분 인가 물량 통제를 통해 이주 대책을 보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화하고, 분기별 주민 간담회 및 정례협의체 운영을 통해 현장밀착형 사업 관리와 체계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1기 신도시의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