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비철금속 산업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0월 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정·재계를 망라한 각계각층의 애도와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리더를 잃은 것을 넘어, 한국 산업 발전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거목의 별세를 의미한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1941년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나, 1974년 고려아연 창립 이후 50년 이상을 오직 한 기업에 헌신하며 비철금속 제련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반세기 만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해외 유수의 제련소들을 제치고 고려아연을 세계 1위 종합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도약시킨 그의 리더십은 한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최 명예회장의 탁월한 경영 능력은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를 대표하여 가장 큰 광산 기업들과 제련수수료(TCC)를 협상하는 위치에 서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장례 이틀째인 8일에도 빈소에는 수많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용태 의원,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등 정계 인사들이 방문하여 애도를 표했으며,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 재계 인사들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전날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성태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장,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재계에서는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김용민 후성그룹 부회장 등이 방문했으며, 특히 현재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그룹의 장형진 고문이 조문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최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행정부 및 입법부 요인들의 근조화환이 놓여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짐작게 했다. 또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화환도 다수 도착했다. 재계에서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등 한국 경제를 이끄는 최고경영자들의 근조화환이 줄이어 도착하며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케 했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장례는 10일까지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에 엄수될 예정이다. 그의 별세는 한국 비철금속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리며, 업계 전반에 깊은 애도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