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만남’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을 넘어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첨단 기술 경쟁 심화’라는 거시적인 산업 및 지정학적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회담은 국제 사회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동맹국 간의 긴밀한 신뢰 구축과 미래지향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전격적인 신뢰를 표명하며,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 상호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상대로 확립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와 달리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경제 통상 문제에 있어 그간 존재했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으며,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에서도 정상 간 대화를 통해 일부 진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회담 이후 의전 홀대, 동맹 현대화 구체성 결여, 공식 발표문 부재 등을 둘러싼 일부 편향적인 평가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앤드루스 공군기지 도착 시 영접 인사의 수준은 통상적인 ‘공식 실무방문’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빈 방문이 아닌 실무 방문의 경우, 의전보다는 실질적인 회담 내용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와도 부합한다. 마찬가지로, 숙소 문제 역시 블레어하우스의 정기 보수 공사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미 시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 ‘역대급 홀대’라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본격적인 회담 의제로 논의된 ‘동맹 현대화’ 문제는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이용한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미국 측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용으로 전환하고, 한국의 국방비 증액 및 방위비 분담금 폭증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군의 첨단 정예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대량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을 통해 자강력을 증강하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등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국방비 인상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미국의 다른 요구는 유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역량과 지혜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공동 발표문이 부재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관세 관련 합의 내용을 포함하여 향후 협상을 통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간을 번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스마트하고 위대한 한국의 지도자’로 평가하며, 한국과의 관계에서 ‘완전한 지원’을 약속하는 등 개인적인 신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향후 경제 통상 문제뿐만 아니라 원자력 협정 개정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서도 긍정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궁극적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응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 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남북 관계 정상화 등 복합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겨주었다. 이재명 정부는 이전보다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 전방위 우호 협력 및 균형 잡힌 실용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27년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 문제, 남북 관계, 한미 동맹, 한러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 안보 및 전략을 연구했으며, 국정 기획 위원회 외교 안보 분과장을 역임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평화 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 번영,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 외교를 주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