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 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일자리 감소, 나아가 지역 기능 소멸이라는 연쇄적인 문제들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최근 정부와 기업, 그리고 근로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가정 양립’ 실천 사례들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는 교육 현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현재, 부산 중구의 미래 시나리오상 기능 소멸까지 16년이 남았다는 전망과 함께 부산시에서 이미 50곳에 육박하는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사실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근로자가 삼위일체의 자세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로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으며, 기업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대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정부는 기업 성장 컨설팅, 대체 인력 지원금, 육아휴직 관련 재정적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대체 인력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들이 모성보호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도록 돕기 위해, 단순히 벌칙적 요소에 집중하기보다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 또한 강조되고 있다. 특히, 기업 내에서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도입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근로자의 복지 향상과 더불어 기업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롯데 그룹이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와 같이 조직 내 동료들이 대체 인력을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는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기업 문화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육아휴직 의무화와 같은 제도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적극 참여한다면,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인건비 절감, 생산성 향상, 인재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근로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가정 내 역할 분담을 개선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005년 200여 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현재 4만 명을 넘어서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정부 지원, 사회적 인식 변화, 그리고 기업 문화의 조화로운 결과이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노동 시장에서의 평등한 분배를 촉진하며, 여성들이 경력을 유지하면서 노동 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2025년 민주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률은 20%인 반면, 남성은 4.5%에 불과하다는 점은 남성 육아휴직이 경력 단절 예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100인의 아빠단’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자녀 가정에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증가할수록 엄마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2024년 둘째아 출산율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7만 5900명에 달했다는 사실은 아빠 육아 참여가 출산율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가족부 통계 역시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가 여성의 경력 단절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저출생 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중대한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혜택 강화, 기업의 일·가정 양립 문화 개선, 그리고 근로자들의 제도 적극 활용이라는 삼각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가정과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다.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여정은 단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인식을 변화시키고 협력하는 새로운 해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