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철은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연중 등산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3년간(2021~2023) 10월에는 총 3,445건의 등산사고가 발생하며 1,37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가을철 산행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후 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재난에 대비하는 안전 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단풍철이라는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실족, 조난, 지병 관련 사고에 대한 예방책 마련에 집중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월 등산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실족(32%), 조난(26%), 지병으로 인한 신체질환(18%)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행 전 일정을 확인하고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등 개인의 안전 수칙 준수가 강조되어 왔다. 또한, 길을 잃었을 경우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산악위치표지판 등을 활용해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적극적인 대처 방법도 안내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단풍철 등산사고뿐만 아니라 지하공간 침수와 같은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23일 행정안전부는 ‘여름철 자연재난(태풍·호우) 사전대비 점검 TF’ 4차 회의를 개최하고 지하공간 침수에 대비한 안전 관리 대책을 논의했다. 이는 과거 인명피해 사례를 분석하고, 지하차도 통제, 침수방지시설 확충, 대피도우미 지정 등 중점 관리 사항을 다루며 재난 대응의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1인 가구 등 우선대피 대상자를 위해 1:1 대피도우미를 지정하여 신속한 대피를 지원하는 방안은 취약 계층 보호를 강화하는 중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특정 시기의 사고 예방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의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이 더욱 포괄적이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위협에 대비하는 국가 및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대응 역량 강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행정안전부의 황기연 예방정책국장이 강조했듯이, 가까운 산행이라도 주변에 행선지를 알리고 안전수칙을 숙지하는 기본적인 노력이 가을철 산행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개별적인 안전 확보 노력이 보다 거시적인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 강화로 이어질 때, 우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안전을 담보하며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