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민과 함께 향유하려는 움직임이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창경궁 집복헌에서 새롭게 개관하는 상설 전시 「동궐, 창경궁의 시간」은 단순한 역사 전시를 넘어, 600년의 깊은 역사를 현재와 연결하며 시민들에게 문화유산 경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접근성을 높여 문화유산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협력하여 오는 9월 30일부터 창경궁 집복헌에서 「동궐, 창경궁의 시간」 전시를 시작한다. 이 전시는 창경궁이 1418년 세종이 태종을 위해 수강궁으로 건립한 이래, 성종 14년(1483년) 창경궁으로 확장되며 창덕궁과 함께 ‘동궐’이라 불렸던 조선 왕실의 핵심 공간으로서 겪어온 600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집대성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사용되며 ‘창경원’으로 격하되는 아픔을 겪었고, 광복 이후 복원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굴곡진 역사를 생생한 자료와 함께 조망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시는 창경궁의 건립과 변천, 왕실 생활과 국정 운영의 현장이었음을 보여주는 내용부터 일제강점기의 훼손과 광복 이후 복원 노력에 이르기까지, 궁궐이 걸어온 시간의 궤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접근성과 체험성을 강화하며 문화유산 향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9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평소 출입이 제한되었던 영춘헌을 특별 개방하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여 헌종 14년(1848년) 『무신진찬의궤』 속 왕실 연회 장면을 태블릿 PC로 생생하게 체험하거나, <동궐도>를 활용한 스티커 체험, 궁궐 내부 포토존 등은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이 창경궁의 역사와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각 및 시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 영상과 점자 안내 홍보 책자(리플릿) 제공은 문화유산 향유의 포용성을 넓히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다채로운 시도는 동종 업계의 다른 궁궐 및 문화유산 관련 기관들에게도 적극적인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미래 문화유산 콘텐츠 개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창경궁이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의 현장임을 널리 알리고, 앞으로도 궁궐 공간을 활용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임을 밝혀,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 및 보존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