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의 미식 경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 산업 전반에서 제품의 맛과 향미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농촌진흥청이 찐 고구마의 품종별 맛 특성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맛 지도’를 개발하고 발표하며,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소비자의 다변화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식품의 표준화 및 품질 관리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와 맥을 같이 하는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국내 주요 고구마 10개 품종(국산 8, 수입 2)을 대상으로 쪘을 때 나타나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씹어서 느껴지는 감각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이를 위해 자체 전문 패널을 선발하고 3개월간 15회 이상 훈련을 거쳐 18개의 감각 특성 용어를 개발했으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성분 분석(PCA) 기법을 활용한 ‘고구마 맛 지도’를 구현했다. 개발된 용어에는 단맛, 밤향미, 단호박향미, 당근향미, 꿀향미, 비트향미, 요오드향미와 같은 맛/향미 관련 7개, 경도, 어석함, 밀도감, 분질감, 수분감, 섬유질, 삼키기 어려움, 잔여감과 같은 물성 관련 8개, 그리고 색 종류, 색 강도, 색 균일도와 같은 외관 관련 3개가 포함된다. 특히 맛 지도의 가로축(PC1)은 밀도감, 분질감, 수분감, 단호박향미, 당근향미 특성을, 세로축(PC2)은 비트향미, 색 종류, 단맛, 꿀향미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 결과, 품종별로 뚜렷한 맛과 향미 특성이 나타났다. ‘소담미’ 품종은 단맛이 강하고, ‘풍원미’와 ‘신자미’는 높은 경도를 자랑했다. 수분감은 ‘호풍미’와 ‘풍원미’에서, 단호박 향미는 ‘호풍미’와 ‘호감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분질감은 ‘진홍미’와 ‘단자미’가 높았다. 밤향미가 강한 품종으로는 ‘진율미’와 ‘진홍미’가 선정되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된 감각 특성 용어와 맛 지도를 통해 앞으로 농가 경영체나 산업체에서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고구마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고구마 품종 선택을 돕는 것은 물론, 군고구마, 말랭이, 앙금 등 다양한 가공 활용 가능성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품질관리평가과 하태정 과장은 “자체 구축한 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평가 품목을 확대하고 표준화된 평가를 통해 고품질 고구마 시장을 견인하며 농가 및 경영체 소득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달 안에 농업기술포털 ‘농사로’에 영농정보로 제공하여 현장 관계자와 소비자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임을 전했다. 이는 곧 고품질 농산물 생산 및 소비 촉진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한 산업적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