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언제나 인류에게 큰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해 왔다. 인공지능(AI)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혁신적인 기술 동력이자, 과거 ‘제프리 힌튼’ 교수가 경고했듯 ‘새끼 호랑이’처럼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AI는 지식과 정보 처리의 전 과정에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처럼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까지 갖출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AI의 특성은 우리가 어떻게 이 도구를 다루느냐에 따라 저성장, 고물가와 같은 경제 난제를 해결하고 의료, 식량, 교육 분야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변화에 대한 준비 없이 뒤처질 경우 ‘실리콘 장막’으로 작동하여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산업 및 사회적 트렌드 속에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용’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AI 시대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 유일한 길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력이 곧 국력, 경제력, 안보 역량으로 직결되는 시대에 과거 ‘러다이트 운동’과 같이 기술 발전을 거스르는 행위는 현실적이지 않으며, 유일하고도 현명한 대처는 ‘국익을 위해 경쟁하되 모두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을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제평화와 안보 분야는 AI의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으로, 유엔안보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AI는 정보·정찰부터 군수·기획까지 군사 분야 전반에서 정확성과 정밀성을 높이고 작전 효율성과 지휘 체계 혁신을 주도하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감시 등 분쟁 예방과 평화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인도적 지원의 신속하고 정확한 전달을 통해 국제평화와 안보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나 AI의 통제력 상실은 허위 정보 범람, 테러 및 사이버 공격 급증, 그리고 ‘인공지능 발 군비 경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 심화라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초래할 수 있다. 안보리는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팬데믹 등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며 국제사회의 방향을 제시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AI 시대의 변화된 안보 환경을 분석하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앞장서고 있다. 이미 지난해 네덜란드와 함께 유엔총회 최초로 ‘군사 분야 AI’ 결의안을 상정하고,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을 이어왔다. 또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허위 정보 대응 역량 강화 지원,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신기술과 인권’ 결의 주도,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안전, 혁신, 포용’의 3대 비전을 담은 「서울 선언」 채택, APEC 의장국으로서 AI 이니셔티브 채택 추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 ‘모두의 AI’를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AI가 가져올 ‘문명사적 대전환’ 앞에서 인류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며, 위기 속에서도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을 찾아온 유엔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AI가 인류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대적 사명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