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의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에너지 안보를 넘어 국방 및 방산협력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 강화는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이라크 방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방문은 약 20년 만에 이루어진 국방장관의 이라크 방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현지 시각 9월 24일, 이라크의 무하마드 시아 알 수다니 총리를 예방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라크는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4대 원유수입원으로서 1억 배럴을 공급하는 등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파트너이다. 안 장관은 이러한 상호 호혜적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양국이 발전적인 협력을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알 수다니 총리는 약 50년간 이라크의 국가 발전과 재건에 기여해 온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양국 관계가 국방 및 방산협력 분야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교류를 넘어, 안보 및 국방 분야에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의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안규백 장관은 같은 날 이라크의 타벳 모하메드 사이에드 알 아바시 국방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어서 압둘 아미르 알 샤마리 내무부장관과도 면담을 가졌다. 이라크 평화 재건을 위한 자이툰 부대 파병을 계기로 시작된 양국의 국방협력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두 장관은 높이 평가했다. 향후 인적 교류 및 군사 교육 교류 확대, 그리고 이라크 해군 및 공군 기지 건설 등 국방 및 방산협력의 구체적인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는 과거의 협력 경험을 발판 삼아 미래 지향적인 국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안 장관은 알 샤마리 내무부장관과의 회담에서 군사 교육 교류뿐만 아니라 국경 지대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 구축과 같은 혁신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이라크 내무부는 국내 치안, 출입국 관리, 국경 경비, 재난 대응 등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연방경찰 및 국경수비대와 같은 준군사조직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경 지대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 구축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안보 강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협력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대한민국 국방장관의 이라크 방문은 양국 간의 오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에너지 및 건설 분야를 넘어 국방 및 방산협력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점에서, 한-이라크 간의 국방 및 방산협력 강화는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개별 국가의 안보를 넘어,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하는 긍정적인 흐름을 선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