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조기 발생 및 빈번한 재발로 인해 축산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2025-2026년 겨울철을 대비한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며 ‘책임방역’ 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개별 질병 대응을 넘어, 변화하는 기후와 환경 속에서 가축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시적 위협에 대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특별방역대책의 핵심은 ‘3중 방역체계’ 강화와 ‘책임방역’의 실질적인 구현이다. 고병원성 AI의 경우, 해외 발생률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고 국내에서도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여 철새 유입 관리, 농장 유입 차단, 농장 간 전파 방지라는 세 축을 더욱 견고히 할 방침이다. 특히, 철새 서식지 조사 지점을 200개소로 확대하고 조사 주기를 늘리는 한편, 축산 관계자와 차량의 출입 통제 구간을 247개소로 확대하며 매일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대형 산란계 농장 등 고위험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주기를 격주 1회로 단축하고, 산란계 밀집단지에는 방조망, 레이저 등 철새 차단 장비 점검을 강화한다. 또한, 가금계열화사업자에 대한 계약농가 관리 의무를 2026년 1월 23일부터 본격 적용하여 의무 불이행 시 최대 5,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계열화 주체의 방역 책임을 법적으로 강화한다. AI 발생 시 2차 전파를 막기 위해 전국 일제 소독을 매일 실시하고, 살처분 과정에서의 오염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친환경 매몰 방식을 중심으로 전환한다. 예방적 살처분 범위는 주기적인 위험도 평가를 통해 합리적으로 조정하며, 방역 성실 이행 농가에는 살처분 제외 선택권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미흡 농가에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적용하는 등 보상과 제재의 균형을 통해 농가 단위 책임방역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제역 방역대책 역시 백신 중심의 예방체계를 더욱 촘촘히 한다. 주변국에서의 지속적인 질병 발생과 국내 발생 사례를 고려하여 백신접종 시기를 10월에서 9월로 한 달 앞당기고, 12개월령 이하 소 등 취약 개체 항체검사를 강화한다. 도축장 항체검사도 15만 마리에서 20만 마리로 확대하며, 최근 5년 내 구제역 발생 시군 등 고위험 시군을 선별하여 집중 점검·관리한다. 구제역 발생 시 인접 시군까지 추가 백신접종을 신속하게 시행하고, 살처분은 최초 발생 농장만 전체 살처분하고 이후 추가 발생 농장은 위험도 평가를 거쳐 양성 개체만 살처분하는 등 살처분 최소화를 추진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해서는 경기 접경 지역 등 취약 지역에 야생멧돼지 포획 트랩과 소독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양돈 밀집 단지에 대한 3단계 강화된 점검 시스템을 도입하여 취약점을 조기에 찾아 시정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과거의 사후 대응적 방역에서 벗어나, 기후 변화 등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대한 사전 예방 및 위협 요인 관리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계열화 사업자에 대한 법적 책임 부여, 보상과 제재의 연계를 통한 농가 자율방역 강화 등은 축산업계 전반의 방역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특별방역대책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농가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며, 농가 역시 가축전염병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