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업 분야에서도 지속가능한 생산과 환경 보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 새로운 품종 개발 및 보급은 농업의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벼흰잎마름병과 같은 질병은 쌀 수확량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농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은 농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촌진흥청이 지난 9월 23일 전라남도 보성군 현장 실증 재배지에서 보성군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 벼흰잎마름병 저항성 벼 품종 중간 생육 평가회는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평가회에는 벼 재배 농가, 시군농업기술센터, 국립종자원,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하여 벼흰잎마름병 저항성 유전자(K3a)를 보유한 ‘수광1’, ‘중원진미’, ‘참누리’ 품종의 생육 상태를 면밀히 살폈다. 참가자들은 이들 저항성 품종과 기존 품종 간의 발병 차이를 직접 비교 관찰하며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의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저항성 품종의 조기 보급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진 점 역시 고무적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최근 남해안 지역을 조사한 결과, 일부 재배지에서 흰잎마름병 발생이 확인되었으며 병반면적률은 15~20%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K3a 병원성에 저항성이 없는 품종에서 피해가 더욱 컸다는 사실은 벼흰잎마름병이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벼흰잎마름병은 세균이 벼에 기생하며 잎을 하얗게 마르게 하는 질병으로, 여름철 이상고온 시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발생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병해는 쌀 수량과 완전립 비율을 크게 낮추고 식미 저하로 이어져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가중시킨다. 최근에는 기존 저항성 유전자로 방어가 어려운 K3a 병원성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농촌진흥청이 다양한 저항성 유전자를 결합해 저항성을 강화한 신품종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이번 평가회가 열린 전남 보성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벼 품종 재배지 전체에서 병이 발생한 반면, 저항성 품종은 부분적으로 소규모 발생에 그쳤으며 발병면적률 또한 5% 이하로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저항성 품종이 벼흰잎마름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 황택상 과장의 말처럼, “해마다 벼흰잎마름병으로 농업인 피해가 큰 데 저항성 품종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은 매우 현실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수광1’, ‘신동진1’, ‘중원진미’ 종자를 약 1톤씩 생산하여 병 상습 발생지에 우선 보급할 계획이며, 2027년부터는 벼 신기술보급사업과 국립종자원 보급종 종자 생산 체계에 반영하고 관계자 대상 기술 교육을 추진하여 안정적인 보급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품종의 개발을 넘어, 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식량 안보 강화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 방식 도입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향후 농업 분야의 ESG 경영 확산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