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ESG 경영 확산이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양국의 상호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지난 9월 22일, 주한사우디대사관에서 개최된 제95회 사우디 국경일 기념행사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정관 장관은 축사를 통해 1962년 수교 이후 60여 년간 에너지, 건설, 제조업 분야에서 굳건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의 협력 역사를 상기시키며, 포스트 석유 시대와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미래 지향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과 한국의 혁신 경제 도약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의 가치를 높이고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환경 보호,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등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적 요구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김 장관은 세 가지 주요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양국 간 범부처 장관급 협력 채널인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해 향후 정상 간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둘째, 기존의 에너지 및 건설 분야를 넘어 첨단 반도체, 로봇, AI 등 첨단 기술 분야와 K-팝, K-드라마를 포함한 문화·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셋째, 한-사우디 간 경제협력의 성공 모델을 걸프협력회의(GCC), 레반트 지역, 나아가 중동·북아프리카(MENA) 전 지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2023년 말 타결된 한-GCC FTA의 서명과 발효를 조속히 추진하여 역내 경제 협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아랍어로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믿음직한 동반자’를 의미하는 ‘라피크(Rafiq)’ 정신을 소개하며, 한국과 사우디의 미래 협력이 이러한 ‘라피크 파트너십’을 통해 더욱 강화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협력을 넘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한-사우디 간의 협력 강화 움직임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ESG 경영 실천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하며, 새로운 글로벌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선도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