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맞물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체계 확립’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본격적인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에 대한 대응을 넘어,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개인정보 보호와 혁신적인 데이터 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번 국정과제를 통해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강화하고 국민의 개인정보 권리를 확대하는 동시에,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 체계를 마련하여 인공지능(AI) 혁신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국정과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위는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고 원인과 대상을 신속·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포렌식랩’ 구축·강화에 나선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비협조 시 자료 제출 명령과 같은 강제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침해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사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에 비례하여 과징금을 가중 부과하고 중대한 피해 발생 시 즉시 유출 사실을 공지하도록 하는 방안은 기업의 책임성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동시에 경미한 위반 사안에 대해서는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고 중소·영세 사업자에 대한 피해 복구 지원을 병행함으로써, 엄정한 제재와 자율적 개선 유도를 통한 책임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디지털 잊힐 권리를 포함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실질적인 보장은 이번 국정과제의 또 다른 핵심 축이다.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법적 보호 대상 연령을 기존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아동·청소년 시기에 작성된 온라인 게시물의 삭제를 지원하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여 디지털 잊힐 권리 활성화를 도모한다. 공공기관이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정보주체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사망자의 프라이버시와 유족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자기결정권의 범위를 더욱 넓힌다. 딥페이크와 같은 AI 기반 합성 콘텐츠에 대한 정보주체의 삭제 요구권 도입 추진과 처벌 근거 마련은 새로운 기술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영상정보의 특수성을 고려한 법령 제정과 CCTV 관제 시설 근무 제한 등은 사생활 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풀이된다.
또한, 사후 제재 중심에서 벗어나 침해 사고 예방 중심의 개인정보 보호체계로의 전환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이 개인정보 처리 규모에 적합한 전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법적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예방 활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에 취약점 점검, 모의해킹 등 현장 심사를 도입하고 핵심 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실질적인 침해 대응 역량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스마트기기 등 취약 분야에 대한 집중 점검과 공공부문 시스템 보호 조치 강화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AI·데이터 시대를 맞아 개인정보 보호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 강화 역시 이번 국정과제의 중요한 방향성이다. 개인정보 보호 법체계 정비, 마이데이터 확산,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복잡하고 융합적인 개인정보 처리 환경에 대응하고 개별 법률 간 중복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국민과 기업의 고충을 해결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제도를 의료·통신을 넘어 국민 생활과 밀접한 10대 분야로 확대하고, 전송 요구 이력 조회, 전송 철회 등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 행사를 지원하는 온마이데이터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다.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 개최와 국제기구와의 공동 ODA 추진은 한국이 글로벌 개인정보 규범 형성을 선도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AI 개발에 필요한 고품질 원본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AI 특례) 마련 등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 체계 구축은 AI 기술 발전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국정과제 추진을 통해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와 활용이 균형을 이루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