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강화되는 기후변화 대응 요구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개별 기업과 정부 기관의 에너지 관리 방식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전력망의 안정성은 발전량과 수요량의 정밀한 일치를 요구하며, 이는 부족함은 물론 과잉 역시 전력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수급 균형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가을철 경부하기 대책’은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부는 가을철 전력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전력 계통 안정성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오는 11월 16일까지 58일간 이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주로 증가하는 냉난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하계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운영했으나, 최근 발전력 조정이 유연하지 않은 경직성 전원의 증가로 인해 봄·가을철과 같이 전력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에도 계통 안정화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가을철은 온화한 날씨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높지만, 냉난방 수요는 줄어들고 산업체 조업률 또한 낮아지는 주말 및 연휴 기간에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과잉 현상이 우려된다. 또한, 태양광 발전 설비가 밀집된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량이 송전선로 수용 용량을 초과하여 국지적인 계통 불안정까지 야기될 수 있다. 이에 전력당국은 이러한 수급 불균형과 국지적 계통 불안정이 전력망 전체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2023년 봄부터 경부하기 전력 계통 안정화 대책을 운영해왔으며, 올 가을철에는 하계 수급 대책 기간 종료 즉시 이 대책을 시행하여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빈틈없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추석 장기간 연휴로 인한 전력 수요 감소에 대비하여 지난 16일에는 경부하기 수급 상황 대응 모의 훈련까지 실시하며 선제적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가을철 경부하기 대책은 저수요와 고발전이라는 이슈에 대응하여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발전량 감축을 위해 석탄 단지 운영 최소화, 공공기관 자가용 태양광 운영 최소화, 원전 정비 일정 조정 등을 추진하며, 수요량 증대를 위해서는 수요자원 활용, 태양광 연계 ESS 충전 시간 조정 등을 활용한다. 만약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발전량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 경직성 전원에 대한 출력 제어를 통해 계통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결을 원활하게 하고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한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출력 제어에 대한 발전 사업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출력 제어가 필요하다고 전망될 경우, 전일 오후 6시, 당일 오전 9시, 출력 제어 30분 전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사전 안내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나아가 발전 사업자들이 발전소 입지 및 시기 등을 참고할 수 있도록 연도별·권역별 출력 제어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최연우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올 가을철 안정적인 수급 관리와 국지적 계통 불안정 해소를 위해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최대한 시행할 계획”이라며,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도 경부하기 대책 기간 운영, 계통 안정화 설비 보강, 시장 제도 개편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다양한 발전원이 조화롭게 통합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 역시 이러한 에너지 믹스 관리와 계통 안정화 노력을 통해 ESG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