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정부의 해양수산 분야 국정과제가 확정되면서, 한국이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K-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연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완료는 이러한 국가적 비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정부 부처의 물리적 이동을 넘어, 해양 강국 건설이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지역 균형 발전과 해양 산업 생태계 재편이라는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개최한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 이후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진행한 것처럼, 정부는 해양 수도로서 부산의 위상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123대 국정과제 중 해양수산 분야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 ▲어촌·연안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산·해양산업 혁신 ▲흔들림 없는 해양주권, 안전하고 청정한 우리 바다라는 세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이 과제들은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해양수산 정책 방향을 좌우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 과제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국가 해상수송력을 확충하여 글로벌 허브 항만으로 발전시켜 수출입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완료하는 한편, 정부, 지자체, 기업이 협력하는 해운선사 이전협의회를 출범시켜 국내 유일의 대형 선사인 HMM을 포함한 주요 국적 선사들의 부산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적 선사에 쇄빙성능 선박 신조 보조금을 지원하여 북극항로의 상업 항로화를 적극 추진하며, 2028년 제4차 UN해양총회를 국내에 유치하여 북극 협력 사업 발굴 및 국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컨테이너, LNG, 원유 등 북극 화물별 거점 항만을 개발하고 항만 배후부지를 글로벌 물류 허브로 육성하는 사업도 병행된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되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 중심의 국가 수송력 확충과도 맥을 같이하며, LNG, 원유 등 핵심 에너지의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여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한국형 ‘완전’ 자율운항선박, 쇄빙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조선 핵심 기술 개발과 더불어, 미 선박·함정 유지·보수·운영(MRO)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K-조선업의 한 단계 도약을 이끌어낼 전략이다.

‘어촌·연안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산·해양산업 혁신’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기후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수산물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어촌 주민의 소득 증대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해양 관광 활성화, 해양 신산업 육성, 질서 있는 해상풍력 보급 지원 등을 통해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로 침체된 어촌 및 연안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선어업 관리 제도를 총허용어획량(TAC) 중심으로 재편하고, 노후 어선 감척 및 대체 건조 지원을 확대한다. 양식업의 경우 상습 재해 발생 양식장의 이전 및 품종 전환을 지원하며, 재해 보험 대상과 보장 범위를 확대하여 어업 경영의 안정성을 높인다. 수산물 직거래 활성화와 온라인 거래 품목 확대를 통해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확충하여 전국 단위 수산물 콜드체인 유통망을 구축한다. 또한, 수산물 비축 대상 품목을 확대하여 수산물의 수급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며, 청년 어업인의 어촌 정착을 위한 주거, 일자리,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섬 주민 의료 서비스 지원도 전면 시행한다.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국가해양생태공원 등 차별화된 해양관광 인프라 확충과 고품질 콘텐츠 개발로 해양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내년 3월 ‘해상풍력법’ 시행에 발맞춰 계획 입지 지정과 어업인 이익 공유 모델 도입을 지원하여 환경성과 수용성을 모두 갖춘 해상풍력 보급 확대에도 힘쓸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흔들림 없는 해양 주권, 안전하고 청정한 우리 바다’를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우리 바다에 대한 주권적 권리 및 관할권 행사를 강화하고, 해양 안보 위협에 대한 실효적 대응을 통해 대국민 신뢰를 확보한다. 해양 재난·재해 예방 및 대응을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해양 쓰레기의 발생부터 수거, 처리까지 전 주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로 깨끗한 바다를 조성한다. 관할 해역에 대한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외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을 강화하여 수산 자원 안보 확립에 힘쓰며, 5톤 미만 소형 선박에 대한 운항 자격 제도를 단계적으로 신설·확대하고 어선원 안전 감독관을 확충하는 등 어선 안전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국민 모두가 더 안전하게 바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상파 항법 시스템(eLoran)과 인공지능(AI) 기반 해양 안전·재난 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매년 1000㎢ 이상의 대형 해양 보호 구역을 1곳 이상 지정하고 집하장, 처리장 등 해양 폐기물·폐어구 처리 인프라를 확충하여 청정한 우리 바다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연차별 이행 계획에 따라 예산 확보, 입법 조치, 관계 부처 협의 등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새 정부의 철학과 비전이 담긴 해양수산 분야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드리며, 북극항로 개척, 어촌·연안 활력 제고, 해양 주권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마련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