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고인에 대한 예의와 경건함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장례는 누구에게나 예측하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순간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특수성은 때로는 장례식장 이용 과정에서의 비용 과다 청구, 물품 강매 등 불합리한 관행을 야기하며, 사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장례 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9월 8일 전원위원회 의결을 통해 발표한 장례식장 사용료 등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방안은 크게 세 가지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장례물품 구매 강요 행위를 예방하고 이를 위반하는 업체를 적극 제재하는 방안이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장례식장의 수의, 관, 유골함 등 장례용품 구매 강요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관행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더욱이,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장례식장 위법행위에 대한 지도·점검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되어, 법규의 실효성 확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음식물 반입 제한 관련 내용을 장례식장 표준약관에 반영하도록 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관내 장례식장에 대한 정기 점검 계획 수립 및 이행을 권고함으로써 실질적인 지도·점검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장례식장 시설 사용료 부과 기준을 보다 합리적으로 정비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빈소, 안치실, 염습실 등 장례식장 시설 사용료 부과 기준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과 장례식장 표준약관에 각각 명시되어 있으나, 이 두 기준이 서로 달라 혼란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법률과 표준약관 모두 두세 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고인을 임시 안치했음에도 하루 치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실제 사용한 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이용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 하에, 관련 법령 및 표준약관 개정을 보건복지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권고하며 소비자 중심의 요금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셋째,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화환의 재사용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화훼산업발전법」은 재사용 화환임을 명확히 표시할 경우 재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유족의 의사에 반하여 화환이 재사용되거나 특정 업체에 처분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한, 재사용 화환임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관행도 지속적으로 적발되어 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화환 처분 권리가 유족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고, 처분 전 유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표준약관에 규정할 것을 권고했다. 더불어, 모든 화환의 재사용 여부 및 판매자 정보 표기를 의무화하도록 농림축산식품부에 권고하며 투명한 화환 거래 문화 조성에 힘쓰도록 했다.
이번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는 장례식장 이용과 관련된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고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슬픔 속에서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이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불공정한 관행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경감시키고, 장례 문화를 더욱 성숙하고 투명하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전체 장례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장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