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의 안전 확보와 노동자의 생명 보호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내년도 산재 예방에 2조 723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등, 산업 안전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는 과거 ‘산재 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사고 없는 일터, 안전 대한민국’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영세 사업장과 취약 노동자 보호에 집중하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종합대책은 대통령의 중대재해 근절 지시에 따라 범부처 협업 과제로 추진되며, 단순한 사고 예방을 넘어 사고의 근본적·구조적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 원 미만 건설 현장의 추락, 끼임, 부딪힘 사고 예방을 위해 설비·품목 지원을 433억 원으로,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을 37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또한,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법인에 영업이익의 3% 이내 과징금을 부과하고, 영업정지 요청 요건에 ‘연간 다수 사망’을 추가하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여 기업의 안전 의무를 실효성 있게 강화할 방침이다.
취약 계층 및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외국인 노동자와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사고 사망률 증가에 대응하여, 외국인 사망사고 발생 시 고용제한 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역량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외국인 안전리더’로 지정해 안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또한, 고령 노동자에게 친화적인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2026년에 30억 원을 지원하고, 60세 이상 사망자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30인 미만 사업장 3만 개소와 1억 원 미만 영세 사업장 18만 개소에 대한 예방 사업 및 안전 점검을 확대하며, 퇴직자 등을 ‘안전지킴이’로 위촉하여 상시 순찰을 강화한다.
노동자의 안전 의식 제고와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생명 안전 인지도 및 감수성 향상을 위한 공공 부문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모국어 및 쉬운 한국어 기반 기초 안전 교육 온라인 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최고경영자 및 재직자 대상 사전 교육, 직업계고 대상 ‘찾아가는 안전 교육’ 등 교육의 범위를 넓힌다. 도급 계약 시 적정 비용과 공사 기간을 보장하도록 발주자에게 공사비 산정 의무를 부여하고,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단속을 정례화하며 제재 수준을 강화한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 경위 및 원인을 담은 재해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5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안전보건공시제를 도입한다. 작업 중지권 요건 완화, 원·하청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확대 등 노동자의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산재 예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안전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자치단체에 근로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근로감독관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기술직군 채용 확대 및 공인인증제 도입을 추진한다. 민간 재해 예방 기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위험 표지판 부착, 업종별 특화 산재 예방 활동 등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전개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며, “노사정이 함께 노력하고 공공기관이 선도하는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노력은 한국 산업 현장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