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지구적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농산물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이는 곧 가격 변동성 심화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기존의 도매 시장 중심 유통 구조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 9월 15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고 기후 위기 속에서도 굳건한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농산물 유통 체계 구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유통 채널 개선을 넘어, 농산물 가격 안정화와 유통 비효율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인 혁신을 담고 있다.

이번 발표의 핵심 목표는 배추, 사과 등 주요 품목의 가격 변동성을 50% 완화하고 유통 비용을 10% 절감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4대 전략과 12개 세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농산물 유통 구조를 온라인 거래 중심으로 재편하여 생산지부터 소비지까지 디지털 혁신을 이룬다. 현재 4단계에 달하는 유통 과정을 1~2단계로 단축함으로써, 누구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를 체결하고 소비지로 직접 배송받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지속 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 시장 거래량을 전체 농산물 거래의 절반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 도매 유통의 6% 수준에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도매시장의 판매자 가입 요건을 기존 연간 거래 규모 20억 원 이상에서 삭제하여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물류비 및 판촉 비용 등 판·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지원 사업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바우처도 함께 제공한다. 더 나아가, 경매 및 역경매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도입하여 농업인의 가격 결정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산지와 소비지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거래중개인 육성 방안도 추진한다.

둘째, 주산지를 중심으로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확충하여 산지 스마트화를 통한 유통·물류 효율성을 제고한다. 2030년까지 스마트 APC 300개소 구축을 목표로 하며, 이는 2024년 30개소 대비 대폭 증가한 수치다. 자동 선별기 등 스마트 장비 지원을 확대하고, APC 운영 최적화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정보 분석 시스템도 도입하여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한, 2026년부터는 산지와 소비지 간 온라인 직거래 확대를 위해 농가와 온라인 전문 셀러를 연계하는 판매 지원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농가에게는 온라인 셀러 정보와 유통 컨설팅을 제공하고, 셀러에게는 우수 산지 정보와 물류비를 일부 지원함으로써 산지의 온라인 판매 활성화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셋째, 도매 시장의 공공성 제고 및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성과 부진 도매 법인에 대한 지정 취소 의무화 및 신규 법인 공모 등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이에 발맞춰 도매 법인 평가 체계를 개편한다. 기존에 성과 평가 체계가 부재했던 중도매인에 대해서도 2027년부터 성과 평가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도매 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현재의 경매 중심에서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물량 집중으로 인한 가격 급락 시 농가가 운송비, 박스비 등 최소한의 출하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칭 출하 가격 보전제를 도매 법인별로 도입 추진하며, 과도한 수익 방지를 위해 도매 법인의 영업이익률과 연계한 위탁 수수료율 조정 및 인하도 추진할 계획이다.

넷째, 도매 시장 내 수급 불일치로 인한 단기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품목에 대한 전자 송품장 작성을 2027년부터 의무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출하 예측 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시장 반입 전 물량 및 가격 등 거래 조건을 사전에 협상하여 매매하는 예약형 정가·수의 매매를 활성화하고, 경매제 일변도의 도매 시장 거래 방식을 다변화하여 시장의 거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농산물 유통 산업이 직면한 기후 위기 및 시장 불안정성이라는 난제를 극복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욱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