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문화 유산 보존에 대한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기록유산의 가치 재조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기록물을 발굴하고 보호함으로써 인류 공동의 기억을 보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대한민국은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 신청 대상으로 확정하고, 9월 12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며 문화 보존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등재 신청된 두 건의 기록물은 각기 다른 성격의 중요성을 지닌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국민들의 추모 활동, 그리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회복 과정을 담고 있는 기록물이다.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이 기록물이 시민과 유가족이 민간의 시각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기록했다는 점과, 기록 과정 자체가 재난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이는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재난 이후의 사회적 치유와 회복 과정을 기록유산을 통해 증명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한편,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은 한반도 전통 조리 지식에 대한 귀중한 기록물이다. 『수운잡방』은 민간에서 쓰인 최초의 조리서라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음식디미방』은 양반가 여성이 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되고 온전한 형태의 한글 조리서로서, 여성의 지식 전승 기여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록물은 한국 음식 문화의 역사적 변천과 전통 조리법을 담고 있어, 우리의 고유한 식문화를 보존하고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두 건의 기록물에 대한 최종 등재 여부는 2026년 6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등재 신청은 단순히 개별 기록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넘어, 사회적 재난의 기억을 보존하고 전통 문화유산을 계승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을 국제적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의 우수한 기록유산을 발굴하고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확대해나감으로써, 한국의 풍부한 기록 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유사한 사례를 겪고 있거나 전통 문화를 보존하려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문화 보존 트렌드를 선도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