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이 핵심 가치로 부상하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원자력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안전 규제 및 협력 강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위원장의 제69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참석은 한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 역량을 국제 무대에 알리고, 주요국과의 규제 현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최 위원장은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 참석하여 180개 회원국 대표들과 함께 국제사회의 다양한 규제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그는 제56차 국제원자력규제자협의회(INRA)에 참석하여 미국, 일본 등 9개 주요 원전국 규제기관장들과 각국의 규제 경험을 공유하고, 증가하는 규제 수요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INRA는 1997년 발족 이후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9개국 규제기관장들로 구성되어 원자력 및 방사선 규제 정책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이다.
이번 총회 기간 동안 최 위원장은 프랑스 원자력안전 및 방사선 방호청(ANSR) 및 스웨덴 방사선안전청(SSM)과 연쇄 양자회의를 개최한다. 원전 가동 규모 세계 2위(57기)를 자랑하는 프랑스와는 원자력 안전 현안에 대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운영 중인 스웨덴과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규제 경험을 공유하며 향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규제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기업과 신규 원전 도입 계약을 체결한 체코 원자력안전청(SUJB)과는 해당 노형(APR1000)의 표준설계인가 심사 현황을 공유하고, 신규 원전 도입 시 필요한 규제 경험 및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다. 또한,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도입하여 상업 운전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과는 동일 노형 원전에 대한 규제 경험 및 핵연료 규제 현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와 함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베트남 방사선 및 원자력안전청(VARANS)과는 양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 체계를 소개하고, UAE와의 규제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양국 규제기관 간의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한다.
최 위원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원자력 이용에 있어서 국제 사회와의 공조는 필수”라고 강조하며, “양자 및 다자 협력을 통해 우리의 규제 경험과 전문성을 알리는 동시에 안전 규제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혜안을 공유하는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국제 원자력 안전 규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규제 표준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