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안보 질서의 재편과 함께 동남아시아 지역 내 주요 국가 간 협력 강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국방 전략 대화는 단순한 양자 협력을 넘어, 역내 안보 환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제12차 한-베트남 국방전략대화가 9월 11일 국방부에서 개최된 것은 이러한 거시적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과 호앙 쑤안 찌엔 베트남 국방차관이 마주 앉아 양국 간 국방 및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이번 회담은, 역내 안정과 공동 번영이라는 더 큰 그림을 향한 구체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베트남 국방전략대화는 2012년 개설 이후 양국의 국방 및 방산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차관급 정례 협의체로서, 이번 제12차 회담은 특히 지난 8월 있었던 한-베 정상회담 및 국방장관회담의 후속 조치로서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양국 차관은 활발한 인적 교류가 국방 협력의 튼튼한 기반이 되어왔음을 재확인하며, 젊은 장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군사 교육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래 안보 환경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증진하고 상호 신뢰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난 8월 국방장관회담에서 체결된 초계함 양도 약정서와 관련하여 베트남으로의 원만한 인도를 위한 정비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결정은 실질적인 군사 협력의 진전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찌엔 차관이 이에 대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굳건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국방 전략 대화에서 양국은 방산 협력의 진전을 높이 평가하며 지속적인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 찌엔 차관이 한국 무기 체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며 추가적인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것은, 베트남이 한국의 방산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이 베트남의 한국 무기 체계 추가 도입 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양국 간 방산 협력이 단순한 거래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한국 방위산업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와 더불어, 해당 지역의 안보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아세안(ASEAN) 회의체 등 역내 다자 무대에서의 상호 지지와 협력 지속 의사를 표명한 것은, 양국이 역내 안보 질서 형성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회담 후에는 2025년 9월 효력 만료 예정인 유엔 평화유지(PKO)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효력 연장 서명식이 진행되어, 국제 사회 평화 유지 활동에서도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앞서 찌엔 차관이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하여 최첨단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훈련장을 견학하고 베트남 생도를 격려한 것은, 미래 전장 환경에 대한 공동의 대비와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다층적인 협력 강화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안보 지형을 재편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