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 내에서 효율성과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제도의 수정을 넘어, 최근 노동 환경 전반에 걸쳐 강조되는 인권 존중 및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시적인 사회적 요구와 맥을 같이한다. 특히, 공공 부문에서의 이러한 움직임은 민간 부문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확산 추세와 맞물려, 공직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 11일, 인사혁신처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노동조합연맹 등 3개 노조와 함께 ‘국가공무원 당직제도 개편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 7월 2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표된 ‘정부 당직제도 전면 개편’의 후속 조치로서, 정부와 노조가 함께 당직 제도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번 간담회는 당직 근무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노조 측은 당직 근무 경감을 위해 인공지능(AI)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천지윤 윤리복무국장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 최근 변화를 반영하여 대기성 당직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부의 긴급 상황 대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며, “효율적인 당직 근무 수행을 위해 개선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의는 기술 발전을 공공 서비스 효율성 증대와 공무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1,171개 기관에서 총 57만 752명의 국가공무원이 당직 근무에 투입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당직 제도 개편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AI와 같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절감된 시간과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동종 업계의 다른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인적 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조직의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