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안보를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국방 안보 분야의 협력은 단순한 군사적 연대를 넘어, 경제적 파트너십과 첨단 기술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제14회 서울안보대화(SDD)를 계기로 이루어진 한국 국방부 차관의 주요국 국방차관들과의 양자 회담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두희 국방부차관은 9월 9일(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서울안보대화 참석차 방한한 캐나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웨덴의 국방 차관들과 각각 만나 국방 및 방산 협력 발전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각국이 직면한 안보 환경의 변화와 경제적 상호 의존성 증대에 따른 국방 협력의 다변화 추세를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먼저, 캐나다의 스테파니 벡(Stefanie Beck) 국방차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국방·방산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고위급 협의체 활성화, 군사 정보 교류 확대, 방산 및 국방 과학 기술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선 첨단 기술 공유 및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한 미래 지향적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말레이시아와의 회담에서는 아들리 빈 자하리(Adly bin Zahari) 국방부 부장관과 양국 수교 65주년을 맞아 국방·방산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두희 차관은 한국의 말레이시아에 대한 FA-50 수출을 계기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해양 안보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리더십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한·아세안 협력 확대를 위한 말레이시아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하는 등, 지역 안보와 경제 협력을 연계하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

싱가포르와의 양자 회담에서는 자키 모하마드(Zaqy Mohamad) 싱가포르 선임국방국무장관(Senior Minister of State)과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해양 안보, 첨단 과학 기술 협력, 각 군 간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해양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첨단 기술을 통한 안보 역량 강화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스웨덴의 요한 베르그렌(Johan Berggren) 국방부 민방위차관과의 회담에서는 국방 과학 기술, 방위 산업 등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한·스웨덴 국방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 이는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방위 산업 경쟁력 확보와 미래 안보 환경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이루어진 한국 국방 차관의 다자간 양자 회담은 개별 국가와의 국방·방산 협력을 넘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구축, 해양 안보 강화, 첨단 과학 기술 교류 확대 등 보다 고차원적인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방 분야에서의 혁신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유사한 협력 모델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며 국제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