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그 풍부한 자연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가유산청은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와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질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재 지정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과 ESG 경영 확산이라는 거시적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번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예고한 「부안 격포리 페퍼라이트」는 변산반도 서쪽 끝, 적벽강 해안가 절벽에서 발견된다. 이곳의 페퍼라이트는 상부의 곰소유문암층과 하부의 격포리층 경계 사이에 약 1m 두께로 형성된 지층이다. 페퍼라이트는 뜨거운 용암이 습기를 머금은 퇴적물과 만나 생성되는 독특한 암석으로, 용암 열기로 인한 수증기 폭발 과정에서 퇴적물과 용암이 뒤섞여 마치 후추(pepper)를 뿌린 듯한 외형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두꺼운 규모로 산출되어 페퍼라이트의 전형적인 특징과 형성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지질학적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며, 지구의 과거 활동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함께 지정 예고된 「부안 도청리 솔섬 응회암 내 구상구조」 역시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다. 부안군 변산면 앞바다에 위치한 솔섬은 후기 백악기, 약 8,70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섬으로, 아름다운 낙조로도 유명하다. 솔섬의 하부 응회암층에서는 마치 포도송이처럼 보이는 다량의 구상구조가 발견되는데, 이는 국내외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희귀한 화산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이 구상구조는 응회암이 굳기 전, 뜨거운 열수가 모암을 뚫고 지나가면서 철산화물이 침전되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구조는 당시의 화산 활동과 지질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솔섬 지역의 높은 지질학적 가치를 증명한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접수되는 다양한 의견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지정 예고는 단순한 개별 유산의 가치를 넘어, 지구의 변화 과정을 기록한 희소성 있는 지질유산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국가적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는 앞으로 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통해 지질학 분야의 연구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업들의 ESG 경영이 중요시되는 현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러한 자연유산의 보존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도 맥을 같이 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