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면서, 문화유산 보존 역시 ESG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그리고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3년간의 공동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원·묘 석조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재 보호를 넘어,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미래 세대에게 가치를 전달하려는 지속가능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번 공동 연구는 ‘조선왕릉 내 원·묘 석조문화유산의 보존방안 공동연구’라는 이름 아래, 2023년부터 3개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남양주 광해군묘를 포함한 보존 상태 진단이 시급한 10개 원·묘의 약 300여 점에 달하는 석조문화유산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국립수목원과의 협력을 통해 석조문화유산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의류의 종과 분포 양상을 최초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또한, 초분광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보존 상태 진단 기술 개발은 문화재 보존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의류는 암석에 붙어 사는 작은 생물로, 곰팡이와 조류의 공생체이며 문화재의 표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초분광 영상 분석은 빛의 파장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대상의 성질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를 문화유산 보존에 적용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이다.
지난 9월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돌에 깃든 왕실의 숨결, 원·묘 석조문화유산의 보존과 가치’ 학술발표회에서는 이러한 연구 성과가 공유되었다. 이 발표회는 왕릉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원·묘 석조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총 6건의 주제 발표를 통해 ▲조선후기 원묘 석물 조영과 편년 연구, ▲조선왕실 원묘 석조문화유산의 3개년 정밀조사 결과와 현황 분석, ▲원의에서의 지의류 다양성, ▲지의류 생물 관리의 방향성 고찰, ▲석조문화유산 초분광 영상 분석 사례와 활용 전망, ▲세계유산 조선왕릉 보존관리와 석조문화유산 조사 필요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세 기관은 앞으로도 최신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석조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 및 관리에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다. 이는 문화유산 보존에 있어 첨단 기술과 학술 연구의 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다른 문화유산 관련 기관들에도 ESG 경영 차원에서의 협력 및 기술 도입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책임감 있는 행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