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에서 교육훈련비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어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집행된 사례가 대거 확인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최근 실태조사 결과, 일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교육훈련비를 명목으로 고가의 헤어드라이어, 청소기, 스마트폰 등 총 21억 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공공기관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강조되는 ESG 경영, 특히 공공 부문에서의 책임 있는 재정 집행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국민권익위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고가의 전자제품을 학습 콘텐츠와 결합하여 판매하고, 일부 공공기관 직원들이 이를 교육훈련비로 구매한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대상이 된 10개 공공기관 중 9개 기관에서 총 1,805명의 직원이 약 25억 원의 교육훈련비를 지원받아 21억 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한 직원은 5년간 10차례에 걸쳐 태블릿 PC, 스마트워치, 노트북, TV, 로봇청소기 등 총 11개의 제품을 구매하며 853만 원의 교육훈련비를 지원받았다. 이는 교육훈련비가 임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 및 자기 계발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더욱이 일부 기관에서는 어학 시험 응시료를 교육훈련비로 지급했음에도 실제 응시하지 않거나 시험을 취소 후 환불금을 받아 편취하는 사례도 적발되었다. 이는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이 단순히 규정 준수를 넘어, 자원의 효율적이고 윤리적인 사용이라는 더욱 포괄적인 책임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공공기관의 교육훈련비 집행이 더욱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을 재확인시켜 준다. 국민권익위는 해당 기관들에게 교육훈련비를 통한 전자기기 등 물품 구매를 즉시 중단하고, 부당 집행된 금액을 환수하며, 이에 대한 내부 제재 규정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감독 기관에는 소관 공공기관이 교육훈련비 성격의 지출을 복리후생비 등 다른 예산 항목으로 우회 편성하여 지원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자료 제출을 거부한 기관에 대한 추가 조사와 감사를 통해 부당 집행된 예산 환수 및 문책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통보한 것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조치들은 공공 부문의 ESG 경영 실천 의지를 다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다른 공공기관들에게도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은 예산 낭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목적 외 사용을 막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