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복구를 위해 설립된 두 단체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금 2800억여 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사랑의열매가 재단법인 서해안연합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을 상대로 낸 배분금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서해안연합회는 1001억여 원,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1850억여 원을 각각 사랑의열매에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두 단체가 배분금을 설립 목적에 맞는 공익사업에 쓰지 않고 운영비로 소진한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들었다. 2021년 말 기준 서해안연합회의 누적 집행액은 전체 배분금의 4.4%인 46억 원에 그쳤고, 이 중 30억 원이 임직원 인건비 등 기관운영비였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도 같은 기간 누적 집행액이 7.8%인 158억 원에 불과했으며, 그중 94억 원이 기관운영비로 쓰였다.

법원은 특히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내분으로 대의원 총회가 기능을 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점을 지적했다. 서해안연합회는 배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 등을 인건비 명목으로 소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랑의열매의 배분금 환수 조처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기금 운용 의혹이 제기된 뒤 감사원 감사로 문제가 확인되자 사랑의열매가 2023년 환수를 통보했으나 두 단체가 불복하면서 시작됐다.

다만 이번 판결은 1심으로, 두 단체가 항소할 경우 기금 반환 절차는 더 지연될 수 있다. 판결문에는 향후 기금 회수 방식이나 단체의 해산 여부, 유사 공익기금 운용에 대한 별도 지침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랑의열매는 2016년 2월 삼성중공업이 피해주민 단체 11곳과 합의한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을 기탁받아 2018년 11월 두 단체에 배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