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20일부터 이륜차 후면 번호판 규격을 확대하고 색상을 변경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배달 플랫폼 산업의 핵심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영역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간 배달 산업의 급성장 이면에는 이륜차 난폭운전, 보험 미가입 문제 등 안전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식별성 개선’이다. 기존 청색 번호판은 크기가 작고 특정 각도에서 빛이 반사돼 CCTV 등 무인 단속 장비의 인식률이 낮았다. 이로 인해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배달 플랫폼의 긱 워커(라이더) 관리 책임 회피의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플랫폼은 라이더가 독립 사업자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통제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해왔으나, 정부는 번호판 식별성을 높여 외부에서 라이더의 운행 행태를 직접 관리·감독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새로운 번호판은 높이를 115mm에서 150mm로 키우고, 흰색 바탕에 검은색 문자를 사용해 명시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단속 카메라의 AI 인식률을 높이는 데 최적화된 설계다. 또한 지역 표시가 사라진 전국 번호 체계를 도입해 라이더의 이동 경로 추적과 데이터 관리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배달 플랫폼의 운영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강제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번 정책은 배달 플랫폼 기업에 중대한 ESG 과제를 던진다.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위반이 더 쉽게 적발되고 데이터화됨에 따라, 플랫폼은 더 이상 라이더의 안전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곧 기업 평판 리스크와 직결되며, 투자자들은 플랫폼의 긱 워커 관리 시스템과 안전 교육 체계 등 사회(S) 및 거버넌스(G)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와 개선 노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륜차 번호판이라는 작은 변화가 플랫폼 경제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