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27일부터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본사업을 본격 시행하며 고령층 돌봄 방식의 구조적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복지 제도를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지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예고한다. 강원도 횡성군 등 시범사업 지역의 운영 사례는 향후 재택 의료 및 돌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현실적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기존의 분절된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통합하고,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고령층에게 ‘찾아가는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횡성군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40%에 달하는 초고령 지역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통합돌봄의 중심축으로 설정했다. 한의원과 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이 재택의료, 방문진료 형태로 직접 참여하며 새로운 서비스 공급망을 형성했다. 시범사업 평가에서 참여자의 87.1%가 방문 의료·간호 서비스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 점은 시장의 잠재 수요가 충분함을 시사한다.
기존 복지 시스템이 당사자의 ‘신청’에 기반한 소극적 공급이었다면, 통합돌봄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지원회의’를 통해 개인별 필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연결’하는 능동적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대상자의 건강 상태, 주거 환경, 생활 능력 등을 종합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종의 ‘케어 매니지먼트’ 모델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 요양, 생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새로운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다만 시범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라는 과제도 명확해졌다. 농어촌 지역의 넓은 이동 반경은 의료진 한 명당 하루 진료 가능 인원을 서너 명으로 제한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준다. 또한 군 단위 지역의 전문 의료 및 간호 인력 부족은 서비스 품질과 확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상 진료와 같은 비대면 기술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기술 수용성 및 인프라 구축은 별개의 과제다.
결론적으로 통합돌봄 정책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통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포석이다. 이는 재택 의료 서비스, 원격 모니터링, 방문 재활, 맞춤형 생활 지원 등 ‘실버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향후 정책의 성공은 낮은 수가와 인력난 등 현장의 운영상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 부문의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지역 맞춤형 모델을 설계하는 데 달려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