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구매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문제가 주요 사회적 리스크로 부상했다. 관세청이 2월부터 시행하는 우편번호 추가 검증 조치는 이러한 데이터 거버넌스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직접적인 규제 개입이다. 이는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데이터 보안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존의 개인통관고유부호 검증 시스템은 성명과 전화번호만으로 본인 확인을 진행해 도용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신고 건수는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5만 3731건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배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통계는 기존 제도가 디지털 범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강화 조치의 핵심은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 시 등록된 우편번호와 실제 배송지의 우편번호를 비교 검증하는 것이다. 이름이나 전화번호와 달리 실제 물품을 수령해야 하는 배송지 정보는 도용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만약 두 우편번호가 일치하지 않으면 통관이 제한돼, 도용된 정보를 이용한 허위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세청은 제도의 경착륙을 막고 사용자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직장이나 가족 주소 등 여러 배송지를 이용하는 사용자를 위해 최대 20개의 주소를 사전에 등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1년의 유효기간을 도입하여 주기적인 정보 갱신을 의무화함으로써 부호의 보안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일회성 발급으로 영구 사용되던 기존 방식의 근본적인 허점을 개선한 조치다.

이번 정책 변화는 단순히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과 물류 기업에 데이터 관리 책임을 명확히 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 기업은 강화된 통관 절차에 맞춰 자사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소비자에게 변경된 내용을 명확히 안내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됐다. 향후 디지털 무역 생태계에서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필수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임을 시사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