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내부통제 및 윤리경영의 핵심 지표인 내부고발자 보호제도가 대폭 강화되면서 ESG 경영의 ‘G’(지배구조) 리스크 관리에 새로운 과제가 던져졌다. 개정된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은 기존의 사후적 보호를 넘어 사전 예방적 조치를 의무화함으로써,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는 분석이다.
과거 국내 신고자 보호 제도는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으로 이원화되어 보호 수준에 차이가 있었고, 신고 이후 발생한 불이익 조치에 대해서만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잠재적 신고자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내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투자자와 평가기관 역시 실효성 없는 내부고발 시스템을 지배구조의 취약점으로 평가하는 주요 근거가 되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보호 신청 시점을 ‘불이익이 예상되는 경우’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는 기업이 잠재적 보복 조치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법적 개입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신고로 인한 인사 조치 등이 예정된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우려되면 해당 절차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제도도 신설됐다. 이는 신고를 이유로 한 부당 해고나 전보 등의 절차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불이익조치’의 정의가 확대된 점이다. 기존에는 신분보장 조치를 신청하는 등 명시적 법적 절차에 들어갔을 때 불이익 발생이 추정됐지만, 앞으로는 신고자를 색출하려는 시도나 신고를 방해하는 행위 자체도 불이익조치로 간주된다. 이는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가 비공식적으로 가하는 압박까지 법적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 기업 내부에 만연한 보복 문화를 근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고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SLAPP)’을 제한하는 규정 역시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크게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법 개정은 기업에 단순한 규정 개정을 넘어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한다. 형식적인 내부신고 채널 운영만으로는 더 이상 지배구조 리스크를 방어할 수 없게 됐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내부고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고자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불이익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는 향후 ESG 평가에서 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적인 벤치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