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선수단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중 사회(S) 부문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이번 성과는 국가적 지원과 선수 개인의 역량이 결합된 결과지만, 지속 가능한 선수 육성과 장애인 스포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구조적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약속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현재 다수 기업의 장애인 관련 사회공헌은 단기적 후원이나 기부금 전달 방식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로벌 ESG 평가 기준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기업의 핵심 경영 전략과 연계된 장기적 가치 창출을 요구한다. 패럴림픽 선수들의 성공은 기업이 장애인 커뮤니티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브랜드 자산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스테이크홀더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기업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지를 판가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김윤지 선수의 단일 대회 5개 메달 획득, 이제혁 선수의 스노보드 사상 첫 메달 등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국내 동계 장애인 스포츠의 잠재력을 입증한 사례다. 이러한 가시적 성과는 기업에게 장애인 스포츠 후원이 단순 비용이 아니라 높은 잠재력을 지닌 투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후원 기업은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아가 은퇴 선수를 대상으로 한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앞으로 기업 ESG 담당자들은 패럴림픽을 계기로 높아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이나 의무고용률 충족과 같은 법적 기준을 넘어,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경력 단절 없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인적 자본에 대한 장기적 투자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을 증명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