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마이데이터 사업이 행정 편의성 증대를 넘어 기업의 ESG 경영, 특히 사회(S) 부문 전략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서류 기반의 복지서비스 신청 절차를 데이터 전송으로 대체하는 이 모델은, 국민 개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공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정보 주체인 개인이 동의할 경우,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한 본인 정보를 원하는 기관에 직접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민(스테이크홀더)이 겪는 행정 비효율과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한다. 현재 양육수당, 학자금 지원, 주택금융, 건강기록 등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178종의 서비스가 154개 기관을 통해 제공되며 그 범위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는 새로운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제시한다. 특히 금융, 헬스케어, 통신 등 대규모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들은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사는 주택금융공사나 서민금융진흥원의 데이터를 연계하여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그들의 실질적인 재무 개선 효과를 데이터로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획일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된 구체적인 임팩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S) 영역 성과 측정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는 투입된 예산이나 수혜 인원 등 양적 지표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면 특정 프로그램이 참여자의 삶에 미친 실질적인 변화를 객관적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투자자와 평가기관이 요구하는 ESG 성과의 투명성과 측정 가능성(Measurability)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강력한 데이터 거버넌스(G)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의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리스크는 기업 평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공공 마이데이터 확산은 기업에게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도구를 제공하는 동시에, 데이터 윤리와 책임 경영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을 요구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