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의 풍천장어는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화려한 명성 이면에는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반쪽짜리 양식’이라 불리는 불완전한 생산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양식 기술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ESG 경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민물장어 양식은 자연산 치어 포획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바다에서 태어나 강으로 올라오는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장에서 성체로 키우는 방식이다. 인공 부화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어 산업은 치어 어획량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 종속된다. 어획량 급감은 즉각적인 원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해양 생태계 교란과 자원 고갈이라는 환경적 부담까지 야기한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경영 리스크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일부 기업들은 전략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첫째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다. 고창의 금단양만처럼 양식과 유통, 판매를 통합 운영하는 모델이다.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과정을 내재화하여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한다. 둘째는 ‘갯벌장어’와 같은 프리미엄화 전략이다. 자연과 유사한 환경에서 키워 높은 품질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고부가가치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풍천장어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달려 있다. 치어 포획에 의존하는 현재의 모델은 생태계 파괴와 공급망 리스크를 내포하여 한계가 명확하다. 인공 종자 생산 기술의 확보는 산업의 오랜 숙원을 푸는 열쇠이자, ESG 경영을 완성하는 핵심 과제다. 자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기업만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다. 풍천장어 산업은 이제 맛과 영양을 넘어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증명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