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ESG를 국가 차원의 성장 동력으로 선언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히얀 대통령을 필두로 한 국가 지도부가 직접 지속가능성 어젠다를 주도하는 것은 단순한 환경 보호 활동을 넘어선다. 이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는 국가 생존 전략이자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선점하려는 치밀한 포석이다.

UAE의 ESG 전략 핵심은 에너지 전환을 신산업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과거 석유 자본을 이제는 태양광, 그린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집중 투자한다. 이는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다. 에너지 기술과 자본을 선점하여 미래 에너지 시장의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공격적 경영 전략에 해당한다. 마스다르 시티와 같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는 이러한 국가 비전을 실증하는 구체적 사례다.

또한 UAE는 COP28과 같은 국제 행사를 유치하며 글로벌 ESG 담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국가 브랜딩을 강화하고, 전 세계 녹색 자본과 기술을 자국으로 유인하는 강력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은 UAE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의 강화된 ESG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이는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며, UAE의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UAE의 행보는 중동 지역 전체에 강력한 파급력을 미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주변 산유국들의 에너지 전환 경쟁을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결국 UAE의 리더십은 ESG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조건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 기업들 역시 중동 시장을 공략할 때 현지의 ESG 정책을 단순 규제가 아닌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인식하는 전략적 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