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상무 협력 대화’를 신설하며 경제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단순한 양국 간 대화 재개를 넘어선, 복합적인 경제안보 환경 속에서 양국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조치로 평가된다.

양국은 지난 5일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 직후 ‘한중 상무 협력 대화 채널 신설에 관한 양해각서’와 ‘한중 산업단지 협력 강화에 관한 양해각서’ 등 2건의 MOU에 서명했다. 이로써 2011년 이후 15년간 중단되었던 장관급 정례 협의체가 ‘상무 협력 대화’라는 이름으로 통합 고도화되어 매년 최소 1회 상호 방문 형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 대화 채널은 기존 투자협력위원회와 산업단지협의회 등 여러 협의체를 아우르며, 교역, 투자, 공급망, 제3국 및 다자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부 간 긴밀하고 체계적이며 일관성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복잡해지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양국이 경제적 리스크를 공동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적 플랫폼이 된다.

특히 양국 산업단지 협력은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투자 협력을 확대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다. 2015년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한국의 새만금과 중국의 옌청, 옌타이, 후이저우 등 4개 산업단지가 무역·투자 협력의 전진 기지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새만금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된 산업단지 협력 MOU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담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인솔하는 투자 조사단이 올해 내 새만금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새만금에 대한 중국 투자를 본격화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 산업부는 이러한 변화를 기회 삼아 한중 산업단지 간 부품·소재, 녹색 발전, 바이오·제약 등 유망 분야에서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상호 무역과 투자 협력을 촉진할 방침이다. 또한 공동 연구를 통해 제3국 협력을 포함한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며, 중국 첨단 기업들의 새만금 투자 유치를 적극 지원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양자 협력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첨단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이번 상무 협력 대화 신설과 산업단지 협력 강화는 양국 간 경제 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 산업 분야의 새로운 협력 기회 모색은 양국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략적 소통 채널의 복원은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상호 의존성을 관리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는 변화하는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한국이 능동적으로 국익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중요한 전략적 행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