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며, 중앙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정책 추진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과 진정한 자치분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면서,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지방시대’를 선포했다. 이는 과거 개별적으로 추진되었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통합하여, ‘지방주도 균형발전’과 ‘책임 있는 지방분권’을 핵심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은 ESG 경영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시대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며, 기업들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다.
산업연구원 송우경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소장은 2000년대 이후 역대 정부들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 건설, 광역경제권 구성, 지역 생활권 단위의 삶의 질 개선, 지역 자립 기반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GRDP(지역내총생산), 일자리 수, 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50%를 넘어서며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현실 인식 속에서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제정,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개편 등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정책적 구호를 넘어,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법·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방시대의 비전과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중앙부처, 17개 광역시·도, 4+3 초광역권은 ‘자율, 공정, 연대, 희망’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2023년 11월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종합계획은 국내 최초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정책 및 사업을 연계·통합한 것으로, 지방분권, 교육개혁, 혁신성장, 특화발전, 생활복지라는 5대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특히, 지방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프로젝트인 ‘기회발전특구’와 ‘교육발전특구’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돌입했다. 기업의 지방 이전 및 투자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발전특구는 2024년 1차, 2차 지정을 통해 14개 광역시·도에 총 74조 3000억 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기록하며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교육발전특구는 전국 56곳이 지정되어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하여 지역 교육 혁신 및 인재 양성, 지역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도심융합특구, 로컬리즘 기반 문화 특구, 첨단 전략산업 거점 육성 등 다양한 사업들이 지방과 중앙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지방시대 정책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은 더 이상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방의 성장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기회발전특구와 같은 제도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지방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교육발전특구와의 연계를 통해 기업은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확보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지방시대의 성공적인 실현은 국민적 공감대 확산, 체감형 성과 창출, 지역 중심의 정책 역제안 프로세스 강화, 그리고 과감한 권한 이양 및 규제 특례 추진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등 유관기관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야말로 대한민국 지방시대 구현을 앞당기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