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가의 대외 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정상 외교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데올로기적 경계를 넘어 실질적 국익을 추구하는 ‘실용외교’는 현대 외교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일본 및 미국 방문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고 한미일 3자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5개월여 만에 일본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 그리고 미국 워싱턴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연이어 가졌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의 대외 정책 기조를 설정하고, 한국 외교의 미래 환경과 전략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당초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성사되지 못했던 한미 정상회담이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함께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한국 외교·안보에 있어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된다.

이번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과제는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한국 정부의 실용외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일부 미국 주요 언론에서는 이 대통령을 친중 좌파 지도자로 묘사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또한,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자제하며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에 간섭하고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우려하고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미중 전략적 패권경쟁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며, 한국 외교에는 전략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위기의식은 역설적으로 한국 외교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대중 견제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여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며, 이는 한국의 참여 없이는 미국 제조업 부활과 인도태평양 전략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현대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통상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만들고자 하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에 한국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편, 일본 이시바 정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임을 강조하며 민간을 포함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활발히 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일본의 입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결정을 통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공고히 했다. 이는 한일, 그리고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일본과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이번 일본 및 미국 방문은 미국 정계로부터 ‘매우 전략적이고 탁월한 외교’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한 강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반일·친중 정권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고, 한국 정부의 실용외교가 지역 협력과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신뢰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5개월 만에 미국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파병 결정 등 양국의 현안에 대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합의를 도출했던 사례와 같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 역시 양국 지도자의 결단과 지혜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