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 발전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오랜 과제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 심화와 지방 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top down) 정책으로는 지역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인 발전 동력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지역의 자립적 발전과 자치분권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지역 균형 발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정책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번 지역 균형 발전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되어 온 자치분권과 균형 발전을 연계·통합하여 ‘지방주도 균형 발전’과 ‘책임 있는 지방분권’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다. 송우경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소장은 2000년대 이후 역대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이 공간적 분산, 광역 경제권 형성, 주민 삶의 질 개선, 지역 자립 기반 강화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지향점은 같았지만, 수도권의 GRDP, 일자리, 인구 비중이 50%를 넘어 지속적인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 인식 하에 정부는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제정,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개편 등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정책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방시대의 비전과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지방시대 종합계획’이 2023년 11월에 수립·추진되고 있다. 이 종합계획은 국내 최초로 자치분권과 균형 발전 정책 및 사업을 연계·통합한 것으로, 지방분권, 교육개혁, 혁신성장, 특화발전, 생활복지라는 5대 전략을 중심으로 지방의 자립적 성장을 도모한다. 특히, 지방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프로젝트인 기회발전특구와 교육발전특구는 2024년부터 본격 추진되며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지방 이전 및 투자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2024년 1차, 2차 지정을 통해 14개 광역시·도에 74조 3000억 원의 투자 유치라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교육발전특구는 전국 56곳이 지정되어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공공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지역 교육 혁신과 인재 양성, 지역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도심융합특구, 로컬리즘 기반 문화 특구, 첨단 전략 산업 거점 육성 등 다양한 사업들이 지방과 중앙의 협력적 거버넌스 하에 추진되며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시대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국민적 공감대 확산, 체감형 성과 창출, 지역 중심의 정책 제안 프로세스 강화, 과감한 권한 이양 및 규제 특례 추진이라는 네 가지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등 유관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양한 정책과 실현 방안이 꾸준히 제시될 때 대한민국 지방시대 구현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책 전환은 과거의 중앙집권적 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 스스로가 주도하고 책임지는 새로운 균형 발전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