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대두된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출생률 감소를 넘어 경제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일자리 감소, 나아가 지역 기능 소멸에 이르기까지 국가 경쟁력과 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해법 모색이 절실하다. 특히, ‘ESG 경영’의 확산이라는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맥락에서, 최근 정부와 기업, 그리고 근로자가 함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은 저출생 문제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정부, 기업, 근로자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부산 중구의 사례처럼 특정 지역의 기능 소멸 위험이 제기되고, 2025년 현재 부산시에서 문을 닫은 학교가 50곳에 육박하는 현실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가 지역 사회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25년 3월 1일부로 폐교 예정인 경기 안산시 상록구 경수초등학교의 모습은 이러한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주체 중 하나인 정부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대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기업 성장 컨설팅, 대체 인력 지원금, 육아휴직 관련 재정적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 등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을 통해 기업들이 유연근무제, 육아휴직, 대체 인력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이 이익을 기반으로 모성보호제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신설·강화해야 한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 또한 필수적이다. 롯데 그룹이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와 같은 정책을 도입하여 조직 내 동료들의 육아 지원 문화를 조성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변화는 직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는 긍정적인 기업 문화로 이어진다. 기업이 육아휴직 의무화와 같은 제도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직원 만족도 향상, 이직률 감소, 장기적인 인건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 인재 확보라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은 근로자, 특히 남성의 육아 참여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2005년 200여 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현재 4만 명을 넘어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정부 지원, 사회적 인식 변화, 그리고 기업 문화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증가는 가정 내 역할 분담을 개선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2025년 민주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 단절률이 61.9%인 반면, 남성은 40.6%로 나타났으며,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률은 20%인 반면 남성은 4.5%에 불과했다. 이는 남성 육아휴직이 여성의 경력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증명한다.

롯데 그룹의 사례처럼 육아휴직 의무화 정책은 남성의 육아 참여를 늘려 공평한 가족 내 역할 분담을 가능하게 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100인의 아빠단’ 활동에서 다자녀 가구의 아빠 육아 참여가 증가할수록 엄마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둘째아 출산자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약 7만 5900명에 달한 수치 역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가족부 통계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와 여성 경력 단절 감소 간의 긍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출생 문제는 단기적인 인구 감소 현상이 아닌, 경제, 사회, 교육, 국가 안보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위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혜택 강화, 기업의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 그리고 근로자의 육아휴직 제도 적극 활용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의 적극적인 활용은 가정과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정부, 기업, 근로자가 긴밀히 협력하여 인식을 변화시키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 김기탁 가치자람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김기탁 소장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자문위원 및 가치자람사회적협동조합 아빠육아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통해 아빠 육아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