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국민 통합’과 ‘실용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정부의 초기 행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권 초기의 평가를 넘어, 향후 5년간의 국정 운영 동력과 개혁 추진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현재 국민들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지만, 1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극심한 양극화와 복합적인 대내외적 난제를 마주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0%대 경제성장률 전망, 통상 환경 악화,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 복원 난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범했다. 또한, 내란 극복을 위한 특검 수사와 정치권의 긴장 속에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맡겨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민 통합’ 노력과 ‘실용주의’ 노선은 진심이었다는 평가가 합당하다.

인사에서도 실용주의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장관이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키는 등, 보수 진영 인사라도 능력만 있다면 적극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한, 시민이 직접 공직자를 추천하는 국민추천제를 실시하고, 특정 지역이나 대학에 편중되지 않은 민간의 유능한 인사를 주요 공직에 깜짝 기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 없이 출발한 만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의원들을 장관직에 다수 기용했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었다.

소통 강화 또한 이재명 정부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당대표 시절부터 강조해 온 국민과의 소통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방향을 직접 설명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일부 국무회의 전체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고, 국무위원 간 격의 없고 실용적인 회의 방식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책 아이디어를 받는 방식, 관행적으로 비공개되던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과 대변인 질의응답 과정 공개 등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도 돋보였다.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도 주목받았다. 광주 군공항 이전 갈등 중재, 산업재해 발생 SPC 공장 방문 및 경영진 해결책 청취, 지속되는 산업재해 관련 국무회의에서 건설 면허 취소 등 해결 방안 제시 등 국민들이 새 정부에 대한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발로 뛰었다는 평가다. 외국인 노동자 학대 사건 언급, 이태원 참사 유가족 면담, 산림청 책임 문제 지적 등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시스템이 아닌 대통령 개인기로 국정 상황을 돌파하는 ‘만기친람’ 리더십에 대한 우려는 남았다.

이러한 노력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6월 넷째 주 64%의 긍정 평가를 기록한 데 이어 9월 첫째 주에도 63%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정권 초반의 호의적인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진보 진영뿐만 아니라 넓은 중도층과 일부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순탄하기만 했던 100일은 아니었다. 오광수 민정수석 사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 및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논문 표절 및 갑질 논란 등 초기 인사 논란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불러왔다. 또한, 과거 소송 변호를 맡았던 법조인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8·15 특별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 또한 지지율 하락의 계기가 되었으며,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을 사면한 결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뇌물 혐의 실형 야당 정치인 사면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국민 통합’과 ‘실용주의’를 앞세워 최선을 다했으며, 이는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의 5년, 즉 실질적인 성과로 입증될 것이다.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 지속적인 고용 창출, 구조적 한계 극복 등 가시적인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높은 초기 지지율은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 또한, 여야 간의 강경한 대립 구도, 야당에 대한 특검 수사 장기화, 주변국과의 외교적 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대통령의 경청하는 자세, 반대 진영 설득, 대화 참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는 눈에 띄지 않는 장관들이 앞장서고, 시스템을 갖추어 정부 선의에 대한 호평이 아닌, 결과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