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각국의 외교 전략은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지역 및 글로벌 안정을 위한 다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외교적 행보는 지역 협력과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 기조는 한미일 3자 협력 강화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일본 방문 및 이어질 미국 방문은 한국 외교의 새로운 기조를 설정하고 미래 환경과 전략을 결정하는 중대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취임 후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정부가 국제 사회, 특히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실용 외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일부 미국 언론에서 그를 친중 좌파 지도자로 묘사하며 우려를 표했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한국 정부의 실용 외교가 갖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시간의 덫’에 빠졌던 한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되는 과정 속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직후 성사된 양국 정상 간의 만남은 한국 외교·안보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 한국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의 현대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통상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공조 방안 등 다양한 의제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이재명 정부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민간을 포함한 교류 및 협력 활성화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공고히 했다.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먼저 찾는 결정은 한일, 그리고 한미일 공조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일본과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행보는 미국 정계로부터 ‘매우 전략적이고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한 강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반일·친중 정권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으며, 한국 정부의 실용 외교가 지역 협력과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신뢰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5개월 만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결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생산적인 합의를 도출했던 것처럼, 이번 이재명 정부의 한미 정상회담 역시 양국 지도자의 결단과 지혜를 통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