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경제 질서의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가 간의 강력한 신뢰 구축과 미래지향적인 협력 강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최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양자 회담을 넘어, 두 정상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상호 번영을 위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특히 한국의 국익을 수호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외교적 준비를 통해, 이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한국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인 상호 협력에 대해 격의 없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전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한 백악관 당국자의 다소 엇갈린 답변이나, 미 행정부가 경제 통상 문제에서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이용해 양보를 압박하려 했던 일련의 상황들은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특히 회담 직전에는 회담 실패를 예고하는 듯한 루머까지 퍼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민주국가로서의 국익 수호 의지와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여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공식적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협력의 기틀을 창출한 것이다.

회담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의전 홀대, 동맹 현대화 관련 구체적인 내용 부족, 공식 발표문 부재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들은 당시의 상황과 외교적 맥락을 고려할 때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 도착 시 영접 인원이 미 국무부 의전장이 아닌 부의전장이었던 것은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의 관행을 고려할 때 부자연스러운 일로 보기 어렵다. 또한, 한국 정상의 숙소가 국빈 방문 시 투숙하는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인근 호텔로 정해진 것 역시 블레어하우스의 정기 보수 공사 때문이었으며, 이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미 시에도 유사하게 발생했던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역대급 홀대’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동맹 현대화에 대한 미국의 요구와 한국의 국익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이루어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의 국방비를 대폭 인상하고 한국이 북한 방어를 주도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기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군의 인공지능(AI) 첨단 정예군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드론 및 정밀타격 능력 확보 등을 통해 자강력을 증강하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접근은 국방비 인상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면서도 미국의 추가적인 요구는 유예하는 데 성공하여, 한국이 주도권을 유지하며 실리를 챙기는 방향으로 회담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동 발표문이 부재했던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지만, 관세 관련 합의가 많았고 한국이 국익을 위해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발표를 유예한 것은 오히려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기고 시간을 번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마트한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받는 등 정상 간의 굳건한 신뢰를 확인했다. 또한, 경제 통상 문제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한 정상 간 논의를 통해 일부 진전이 이루어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관세 협상, 자동차 관세 하향 조정, 반도체 및 의약품 품목 관세에서 한국의 최혜국 대우 보장, 그리고 조선, 원자력, 방산, 첨단 기술 협력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또한,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 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남북 관계 정상화 추진 및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활용 등 복합적인 외교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튼튼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이전보다 배가된 노력을 기울여 전방위 우호 협력과 균형 잡힌 실용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27년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 문제, 남북 관계, 한미 동맹, 한러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 안보와 전략을 연구했으며, 화해와 공동 번영,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 외교를 주창해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