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은 변화하는 글로벌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북한발 안보 위협과 미·중 전략 경쟁 심화라는 거시적 맥락 속에서 이번 회담은 단순한 양자 간 협의를 넘어,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익을 지켜내며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회담을 ‘성공적인 실용 외교’의 대표적 사례로 분석하며, 개별 사건이 갖는 의미를 넘어 거시적 흐름 속에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한국 정부는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당선 초기,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중국의 개입 및 영향력 행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하며 한미 관계에 대한 미묘한 시그널을 보냈다. 또한, 경제 통상 문제에서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은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활용하여 한미 동맹의 역할 변경, 국방비 인상, 주한미군 규모 축소까지 시사하며 한국의 양보를 압박했다. 이러한 상황은 회담 실패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도전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여 난관을 극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공식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이 요구했던 ‘동맹 현대화’의 핵심 내용, 즉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고 한국의 국방비 부담을 대폭 늘리는 제안에 대해, 한국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수용의 어려움을 명확히 하며 선을 그었다. 대신, 한국군의 인공지능(AI) 첨단 정예군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대량의 드론과 정밀 타격 능력 확보 등 자강력 증강과 전작권 전환이라는 한국에 필요한 목표 달성을 위해 국방비 인상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며 미국의 요구를 유예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국익을 지켜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외전 홀대 논란과 동맹 현대화 구체적 내용 부재, 공식 발표문 부재 등 제기된 몇 가지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관계와 함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 도착 시 부의전장의 영접은 ‘공식 실무방문’의 관행에 따른 것이며, 이는 역대 한국 정상들의 방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숙소 문제 또한 블레어하우스의 정기 보수공사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국무부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동 발표문이 부재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관세 관련 합의 사항과 대미 투자 관련 세부 사항 합의를 국익을 위해 신중하게 처리하며 시간을 번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향후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열어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스마트하고 위대한 한국의 지도자’로 평가하며,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등 개인적인 신뢰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정상 간 신뢰 구축은 경제 통상 문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한 일부 진전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한반도 평화와 협력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과제는 남아있다. 관세 협상의 호혜적 마무리, 자동차 관세 하향 시행, 반도체 및 의약품 등 품목 관세에서의 최혜국 대우 보장, 그리고 조선, 원자력, 방산, 첨단 기술 협력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더불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 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남북 관계 정상화 추진 및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활용 등 복합적인 외교 과제를 균형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전보다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 전방위 우호 협력 및 균형적 실용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