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더 많은 민주주의’와 ‘다자주의적 협력’의 중요성이 연일 강조되고 있다. 특히, 분단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딛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이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아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며 국제사회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국가의 발언을 넘어,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화와 협력을 촉구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유엔의 역사와 동등하게 인식하며,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국가임을 강조했다. 식민 지배에서의 해방,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의 산업화와 민주주의 꽃피우기까지, 대한민국이 겪어온 도전과 응전의 역사는 곧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맞서 온 유엔의 여정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의 지원과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역사를 써 내려왔으며, 이제는 민주주의 회복 경험과 역사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사례가 또 다른 국가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설은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분명히 드러냈다. 무력 분쟁, 기후 위기, 극심한 기아 등 전 세계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 앞에서 대한민국은 ‘국민주권정부’로서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2024~25년 임기의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국제평화와 안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AI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첨단 기술 발전이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을 활용한 에너지 대전환 추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출, 제4차 유엔 해양총회 공동 개최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약속 실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설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의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선언하며, 남북 간 무너진 신뢰 회복과 상호 존중의 자세 전환을 강조했다. 상대 체제 존중, 흡수 통일 추구 거부, 적대 행위 불의사 등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N.D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며, 대한민국이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을 예로 들며,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인류 보편의 공감과 연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와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