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라는 거대한 산업적 흐름 속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사업의 운영 실태 점검 결과가 발표되며 제도 전반의 투명성과 효율성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업의 문제가 아닌,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거시적 흐름을 뒷받침해야 할 인프라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점검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진행되었으며, ’20년부터 ’23년까지 추진된 총 6,646억 원 규모의 지원 사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충전기 관리 부실, 사업비 집행의 부적정성, 보조금 횡령 등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다수 적발되었다. 구체적으로 전기요금 미납 등으로 인해 2,796기의 충전기가 운영되지 못하고 방치되었으며, 21,283기의 충전기 상태 정보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또한, 사업수행기관들이 중앙관서장의 승인 없이 충전기 설치 장소 및 수량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사업 완료 후 보조금 집행 잔액 97.7억 원을 반납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되었다. 더 나아가, 보조금 121억 원을 부가가치세 납부에 충당하는 방식으로 과소 신고 및 납부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업수행기관 선정 절차의 부적정성이다. 신생 중소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우대, 모호한 정성평가 기준 적용, 그리고 의무사항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 미반영 등은 사업의 질적 저하와 예산 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최근 4년간 고장 충전기 중 G사와 H사가 운영하는 충전기가 전체의 8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선정 과정의 합리성 개선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보조금 횡령 및 자회사 부당 지원 혐의가 있는 사업수행기관 1곳은 현재 수사 의뢰된 상태로,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미운영 충전기 정상화, 상태 정보 즉시 통보 시스템 구축, 중간정산 제도 도입, 선급금 지급 규정 정비, 사업 집행 전산 관리 추진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창업 기술 등급 도입, 정량평가 확대 등을 통해 사업수행기관 선정 기준을 더욱 합리적으로 마련하고, 보조금 편성 및 집행 과정을 투명하고 엄격하게 운영하여 국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전기차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의 수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