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의 한 골목길에서 초등학생들이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을 통해 범죄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다. 이 체험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지도하며, 법의 엄중함을 몸으로 익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은 2.5%, 가해 응답률은 1.1%로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사이버폭력 경험 청소년 비율은 42.3%에 달하며,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사이버폭력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90%에 이른다. 이에 경찰청은 유스폴넷을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스폴넷은 2022년 SPO 제도 도입 10주년을 계기로 구축되어 2023년 12월 전국 청소년경찰학교 시스템과 통합되었다. 청소년보호과 이지은 경사는 "유스폴넷은 정보 제공을 넘어 학생, SPO, 지역사회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연결되는 안전망"이라며 "도서·산간지역 학생들도 예방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자료 열람·다운로드,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경찰단계 청소년 선도제도, 청소년치안 정책자문단 등 다양한 정책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월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 담당 SPO를 조회할 수 있으며, 다문화가정 비중이 높은 지역을 위해 중국어 교육 자료를 올리고 연령대별 맞춤형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이다.

청소년경찰학교는 2014년 도입된 이후 현재 전국 57곳에서 운영 중이다. 영등포청소년경찰학교에서는 입교식을 시작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경찰 직업 체험, 지문채취·사격 실습, 역할극 등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수갑과 삼단봉을 직접 만져보고 유치장에 들어가보며 범죄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경험했다. 지문채취 실습에서는 "지문은 절대 숨길 수 없다. 범죄는 반드시 밝혀진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법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역할극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로 나눠 실제 상황을 재연하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배웠다.

유스폴넷은 '디지털 지구대'라면 청소년경찰학교는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교육 현장이다. 체험으로 배운다, 청소년경찰학교는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권장 참여인원은 7~8명 정도지만 실제로는 학급 단위의 단체 참여가 많다. 초등학교 5학년 전후가 가장 교육 효과가 크다고 한다. 참여에는 나이 제한이 없어 경찰을 꿈꾸는 성인 수험생도 종종 찾는다. 또 교권 침해나 선도심사위원회에서 특별교육 처분을 받은 위기 청소년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된다. 신 경사는 "처음엔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국 1100여 명의 SPO는 청소년경찰학교 교육뿐 아니라 전국 학교를 순회하며 학교 근처 유해업소 점검, 등굣길 교통안전 출동, 마약·도박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SPO는 2012년 193명으로 시작해 현재 1100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1인당 평균 10.6개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어 인력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신 경사는 "SPO로 배정돼 제복을 입고 학교에 갔는데 학생들이 '무슨 일 있느냐', '경찰이 왜 왔느냐' 물으며 긴장했다"면서 "학생들에게 SPO 존재가 경각심과 동시에 보호받고 있다는 신호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벌을 넘어 예방으로, 청소년경찰학교와 SPO를 중심으로 한 유스폴넷의 학교폭력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