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와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인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관리비 정보가 공개된 1만 76개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집계에 의하면 올해 3월 관리비는 세대당 22만 4000원으로 전년 동월 22만 원 대비 2.1% 올라 물가상승률과 같은 수준이었다. 5월부터는 기온 상승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증가하고, 전기·수도 사용량도 증가함에 따라 관리비 또한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9일까지 16개 시도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관리비 부과·집행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장 지도·시정 38건,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등 19건 조치를 내렸다. 공동주택은 제도 미비로 인한 관리비 전가, 담합 우려 등은 높지 않으나, 현장에서 입주자대표회의·관리주체의 비리 등으로 인한 관리비 인상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에 공동주택 관리 현장의 관리비 집행 실태 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입주자 등 동의 시 회계감사를 받지 않도록 허용하던 규정을 삭제해 경각심을 강화한다. 또 비리 주택관리자에 대한 제재 수준을 기존 '자격정지'에서 '자격취소'로 강화해 관리주체의 비리 연루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아울러 관리비 관련 사항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도 상향한다. 장부 미작성 또는 거짓 작성 시 현재 '징역 1년·벌금 1000만 원 이하'인 처벌 수준을 앞으로는 '징역 2년·벌금 2000만 원 이하'로 높인다. 장부 열람·교부를 거부하는 경우 현재 '과태료 500만 원 이하'에서 '징역 1년·벌금 1000만 원 이하'로,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 위반 시 현재 '과태료 500만 원 이하'인 것을 '과태료 1000만 원 이하'로 높인다.

공동주택 공사·용역에 대한 입찰제도도 강화한다. 수의계약을 임의로 적용하거나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는 것과 관련, 앞으로는 수의계약 대상은 천재지변·안전사고 등 긴급한 경우와 특정 기술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한정한다. 보험·공산품 등 품목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삭제하고, 이미 계약한 청소·경비 용역도 사업수행실적 등을 감안해 수의계약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이와 함께 제한경쟁입찰 요건도 강화한다. 제한경쟁입찰 시 과도한 제한 적용으로 경쟁입찰 원칙을 훼손하고 관리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악용 사례가 많은 '기술능력' 제한경쟁입찰에 대해서는 공사·용역에 필요한 특허·신기술을 입주자 등에게 사전동의 받도록 요건을 강화한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을 위해 내달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개정,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발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필요 시에는 관리비 부과·집행 관련한 추가 조사 및 감사를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차관은 보고 자리에서 "이번 제도개선 방안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이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민생안전망의 구축이다"며 "개선방안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해 관리비가 단 1원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