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이 14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의 우편투표 제한 조치에 대한 하급심의 집행정지 결정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법무부의 긴급 개입 요청을 기각하며 각 주가 기존 절차에 따라 우편투표 용지를 유권자에게 발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결정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50일 앞둔 시점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규정 강화를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우정청(USPS)은 지난달 21일 최종 규정을 공개했는데, 각 주 정부가 통일된 형식의 우편투표 봉투를 채택하고 유권자 명단을 제출해야만 투표용지를 배송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행정부는 투표용지의 안전을 확보하고 자격을 갖춘 유권자만 수령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권자 단체와 민주당이 이끄는 주정부 등은 이 같은 조치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혼란을 초래하고 각 주의 선거 관리 권한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이어 지난달 연방항소법원도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 집행을 정지했다. 이날 대법원의 결정으로 하급심의 가처분 명령이 최종 확정됐다.

다만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과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얼리토 대법관은 "정부는 이 규정을 시행하는 데 강력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연방 투표지 우편물의 가시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규정 자체는 USPS의 권한 범위 내에 있을 수 있다면서도 "주 및 지방 선거 관계자들이 선거 전까지 이 규정을 합리적으로 시행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